넌 그 선배를 왜 좋아하는거야? 해가 쨍, 하고 내리쬐던 하굣길이었다. 나란히 걸어가던 친구가 갑작스레 던진 질문에 하마터면 들고 있던 아이스크림을 떨굴 뻔했다. 가, 갑자기 그런 건 왜 물어보는거야? 그냥, 궁금하잖아. 그래서, 어떤 점이 좋은건데? 호기심 어린 눈동자를 슬금 피하며 차가운 아이스를 입에 물었다. 어디가 좋냐고, 그렇게 물어보면 답하기가 ...
1. 이제 갓 일곱 살 난 어린아이인 다이애나는 정말이지, 한눈에 보기에도 참으로 사랑스러운 아이였다. 만나는 이마다 아, 정말로 귀여운 아이로군요! 하는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아이는 본능적으로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방법을 아는 것만 같았다. 그럴 만큼 영악한 성미는 못되었지만! 단지 사랑받고 자랐을 뿐이었고, 그게 겉으로 눈에 띄도록 티 나는 것뿐이었다....
" 여름 방학에 뭐하고 지냈어? " 달그락. 제 앞에 놓인 유리잔에서 얼음이 녹는 소리가 들렸다. 제일 좋아하는 레몬 케이크 한 조각을 입 속에 넣으며 하루는 생각했다. 여름 방학에 뭘했지? 톡, 톡. 테이블을 두드린다. 레몬의 상큼함이 입 속에 퍼지고 있었다. 많은 걸 했었지. 지금 여기 앉아 아이스티와 케이크를 즐기는 것처럼 유명한 디저트 카페에 가서 ...
푸, 입으로 바람을 불었다. 앞머리가 떠오르는 사이 언뜻 푸른빛의 눈동자가 보인다. 하늘에서는 햇볕이 내리쬐고, 언제나처럼 멍하니 앉아 따뜻함을 만끽했다. 도시에서는 느끼기 힘들었던 또 다른 빛깔의 여유였다. 바닥에 깔린 돗자리를 손으로 문지르며 도시의 제 원룸을 떠올렸다. 스무 살. 그러니까 대학에 입학하며 독립할 시기에 지내던 내 공간이었다. 그다지 넓...
마계의 하늘은 언제나 변함이 없었다. 땅 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저 언제나와 같은 모습을 하고 침묵을 유지할 뿐이었다. 산책을 하는 건 이전에는 없었던 습관이었다. 인간계에 그 잠시 머물렀던 것만으로도 익숙해져 버린 건지, 오랜만에 돌아온 마계의 풍경은 어쩐지 낯설었다. 이전에는 없었던 숲은 더 그랬고. 사박하게 밟히는 풀잎의 소리가 들렸다. 들린다...
불어온 바람에 하얀 커튼이 흩날렸다. 수업이 시작한 줄도 모르고 너를 보고 있었다. 뭔가 원하는 게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끌리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었던 건 아마 이번이 처음 아닐까. 매일매일 열심히 굴러가기만 하던 사고회로가 고장이라도 난 것처럼, 한 곳으로만 계속 신경이 쏠려있었다. 처음으로 가치를 잴 수 없을 것만 같은 사람을 만났다. 한...
그래서, 언제까지 그러고 살 건데?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던진 말이었다. 외출하지 않게 된 지도 한참. 나가는 건 누군가 부르면 그제야 미적미적 기어나가거나 집 앞 편의점을 다녀오는 일 밖에 없고. 늘 다 헤진 티셔츠에, 냉장고 바지만 걸쳐입고 살아 이제는 낯설어진 정장을 벗으며 그 말을 곱씹었다. 예전에는 자주 입었던 그 옷을 다시 꺼내게 된 건 친했던 ...
쓰다가 드랍햇어요 나중에 쥐도새도 모르게 수정될 수 있음 치즈와 버터의 향이 비슷하다는 걸 오늘 깨달았다. 그래서 연인에게 이별을 고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버터와 치즈는 둘 다 유제품이니까. 우유를 굳혀 만드는 게 버터고, 치즈니까 비슷한 향기가 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나는 치즈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특유의 느끼한 맛도 싫었...
하늘이 참 맑더라고. 오늘따라 바람은 참 선선하게 불어오고 하늘은 끝없이 높고 맑던데, 그래서 네 생각이 났다. 사랑의 시작은 생각보다 특별한 경험은 아니었다. 제일 먼저 든 감상은 생각보다 별거 아니구나, 정도. 세상이 뒤집히는 것만 같은 충격도 없었으며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을 것만 같은 그런 들뜨는 기분도 없었다. 다만 네가 사랑스러웠다. 첫 번째 조...
누군가를 싫어하게 되는 건 대개는 사소한 일에서부터 비롯된다. 떼어놓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들이 쌓이고 누군가에게는 별 일 아닌 것이 다른 이에겐 무엇보다도 큰 일로 다가오기도 했다. 어째서? 싶은, 터무니없는 이유도 심심치 않게 존재했고. 루시가 아츠시라는 아이를 싫어하게 된 것도 결국에는 어쩌면 흔할, 어처구니없다고도 할 이유에서부터 시작됐다. 그냥 ...
짝사랑이 오래 지속되고 나면 스스로조차 그 형태를 알 수 없게 되는 날이 온다. 너를 좋아하지만, 그것은 반복되는 습관과도 같은 것이라. 끝내는 너를 좋아하는 감정마저도 의심하게 된다. 스스로조차 알 수 없는 가운데 그게 처음과는 다르리라는 것. 그것 하나는 확실했다. 이제 와서 기대하는 바는 없다. 빛바랜 감정은 사실 처음부터 그랬던 게 아닐까 하는 의심...
"아, 어떻게 이렇게.. 삶은 찬란한지." 외관 (@BDCO__ 님의 커미션입니다.) 불투명한 재질의 천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음. 하얀 블라우스, 검은 면바지. 같은 색의 하이힐. 이름 : 이안 드와이트 파라데이소스 나이 : 32 키 : 204.3cm (+14cm) 종족 : 불명 계급 : 비숍 성격 : [ 다정함, 침착함, 사교적, 행동파, 낙관론자 ]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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